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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도시들

페트라 고대 무역 도시의 붕괴와 부활

by 숨니입니다 2025. 2. 13.

이번에는 페트라에 대해 포스팅 하려고 합니다. 요르단의 사막 한가운데 자리 잡은 페트라(Petra)는 ‘붉은 도시’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고대 나바테아 왕국의 수도였습니다. 2000년 넘는 세월 동안 사라졌다가 현대에 다시 발견된 이 도시는 웅장한 암벽 건축물과 정교한 수도 시스템, 그리고 독특한 문화로 인해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한때 번영했던 이 도시는 왜 역사 속에서 사라졌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었을까요?

페트라: 고대 무역 도시의 붕괴와 부활
페트라: 고대 무역 도시의 붕괴와 부활

 

페트라의 번영: 사막 속 무역의 중심지

 

페트라는 기원전 4세기경, 아라비아에서 온 나바테아인(Nabataeans)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이들은 뛰어난 건축 기술과 수로 시스템을 이용해 건조한 사막 지역에 번영하는 도시를 건설했습니다.

페트라는 그리스, 로마,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등 다양한 문화가 교차하는 무역의 중심지였습니다. 당시 실크로드의 중요한 경로였던 이곳을 통해 향신료, 비단, 보석, 아라비아의 유향 등이 거래되었습니다. 나바테아인들은 무역을 통해 엄청난 부를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장대한 유적들을 건설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유적은 알카즈네(Al-Khazneh), 즉 ‘왕의 무덤’으로 알려진 거대한 건축물입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Indiana Jones and the Last Crusade)에도 등장한 이곳은 정교한 석조 기술로 바위산을 깎아 만든 페트라의 상징적인 건축물입니다.

페트라는 자연적으로 보호받는 협곡 지형 덕분에 오랫동안 외부의 침략을 막을 수 있었고, 그 덕분에 기원후 1세기경 로마 제국이 나바테아 왕국을 정복하기 전까지 번영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페트라의 붕괴: 자연재해와 무역로의 변화

 

기원후 106년, 로마 제국은 나바테아 왕국을 병합하고 페트라를 로마의 속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때부터 페트라는 점점 쇠퇴하기 시작했습니다.

(1) 무역로의 변화

로마 제국이 번성하면서 무역의 흐름도 변화했습니다. 과거에는 페트라가 육로 무역의 중심지였지만, 로마가 홍해를 이용한 해상 무역로를 개척하면서 페트라를 거쳐 가는 대상들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무역이 줄어들자 페트라는 점차 경제적 타격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2) 자연재해와 도시 기능의 약화

6세기경, 페트라는 거대한 지진을 여러 차례 겪었습니다. 이 지진으로 인해 많은 건축물이 무너지고, 정교하게 설계된 수로 시스템이 파괴되었습니다. 사막 한가운데 있는 페트라는 물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도시였기 때문에, 수로의 붕괴는 도시의 존속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습니다.

또한, 7세기경 이슬람 세력이 중동 지역을 장악하면서, 무역의 흐름이 완전히 변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페트라는 점점 잊혀졌고, 몇몇 유목민들만이 이곳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페트라의 부활: 잃어버린 도시에서 세계적 유산으로

 

수 세기 동안 페트라는 유럽인들에게 거의 잊힌 도시였습니다. 그러나 19세기 초, 스위스 탐험가 요한 루트비히 부르크하르트(Johann Ludwig Burckhardt)가 이곳을 ‘재발견’하면서 서양 학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기 시작했습니다.

부르크하르트는 아랍 상인의 모습으로 변장하여 페트라로 들어갔고, 장대한 암석 유적을 발견한 후 이를 서구에 알렸습니다. 이후 여러 고고학자들과 탐험가들이 페트라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점차 이곳의 역사적 가치가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페트라는 요르단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되었습니다.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2007년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수천 년 전, 붉은 사막 속에서 번영했던 이 도시는 한때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오늘날 다시 인류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