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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도시들

이란의 사라진 도시 페르세폴리스: 페르시아 제국의 몰락과 불타버린 수도

by 숨니입니다 2025. 2. 21.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상징과도 같았던 페르세폴리스(Persepolis)는 아케메네스 왕조(Achaemenid Empire)의 수도로서 웅장한 건축과 정교한 조각들로 가득한 도시였다. 그러나 이 찬란한 도시는 기원전 330년, 알렉산더 대왕(Alexander the Great)의 침공으로 불타오르며 폐허가 되었다. 한때 제국의 번영을 자랑하던 이 도시는 어떻게 탄생했고, 왜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했을까?

이란의 사라진 도시 페르세폴리스: 페르시아 제국의 몰락과 불타버린 수도
이란의 사라진 도시 페르세폴리스: 페르시아 제국의 몰락과 불타버린 수도

아케메네스 페르시아 제국의 영광과 페르세폴리스의 탄생

 

페르세폴리스는 기원전 518년경 다리우스 1세(Darius I)에 의해 건설되기 시작했다. 그는 강력한 중앙집권적 통치를 구축하며, 제국의 상징적 수도로 이 도시를 조성했다. 페르세폴리스는 단순한 행정 중심지가 아니라, 제국의 다양한 민족들이 모여 문화를 교류하는 중요한 장소였다.

이 도시는 철저한 계획 아래 건설되었으며, 아파다나(Apadana) 궁전과 같은 웅장한 건축물들이 자리했다. 아파다나는 공식 행사와 외국 사절을 맞이하는 공간으로 사용되었으며, 벽면에는 다양한 민족들이 조공을 바치는 부조가 새겨져 있었다. 이는 페르시아 제국이 얼마나 광대한 영토를 다스렸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요소였다.

또한, 페르세폴리스에는 '백주랑의 궁전'이라 불리는 100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궁전이 있었으며, 황제와 귀족들이 연회를 즐기던 장소로 활용되었다. 이곳은 건축적, 예술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자랑하며, 페르시아 제국이 문화와 예술에서 얼마나 앞서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로 남아 있다.

 

알렉산더 대왕의 침공과 페르세폴리스의 파괴

 

기원전 334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를 정복하기 위한 원정을 시작했다. 그의 군대는 그라니쿠스(Granicus) 전투, 이수스(Issus) 전투, 가우가멜라(Gaugamela) 전투에서 페르시아군을 차례로 격파하며 제국의 중심으로 다가갔다. 마침내 기원전 330년, 그는 페르세폴리스에 도착하여 도시를 점령했다.

알렉산더는 초기에는 페르세폴리스를 파괴하지 않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도시를 불태우도록 명령했다. 이는 페르시아 제국에 대한 마케도니아의 승리를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원전 480년 크세르크세스(Xerxes I)가 아테네를 불태운 것에 대한 보복이었다는 설도 있다.

페르세폴리스는 거대한 불길에 휩싸였고, 궁전과 주요 건축물들이 무너져 내렸다. 특히, 나무 구조로 된 궁전의 지붕과 문들이 불에 타면서 도시 전체가 폐허로 변했다. 수백 년간 번영을 누리던 제국의 중심지는 이렇게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고 말았다.

 

사라진 도시, 남겨진 유산

 

페르세폴리스는 파괴된 이후 점차 잊혀졌지만, 17세기 유럽 탐험가들에 의해 다시금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본격적인 고고학적 발굴이 이루어지면서, 아케메네스 왕조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가 밝혀졌다.

페르세폴리스 유적은 1930년대부터 이란과 국제 연구팀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조사되었으며, 다양한 유물과 석판들이 발견되었다. 특히, 페르세폴리스의 궁전 벽면에 새겨진 부조들은 페르시아 제국이 얼마나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오늘날 페르세폴리스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란의 대표적인 역사적 명소로 남아 있다. 매년 수많은 관광객과 연구자들이 이곳을 찾으며, 한때 세계를 지배했던 페르시아 제국의 흔적을 되새긴다. 과거의 영광과 몰락을 동시에 간직한 이 도시는, 역사의 무상함을 상징하는 동시에, 인류 문명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유산으로 남아 있다.